프라하 Albert 생수
오늘 하루는 도착하자마자 프라하의 카를교와 천문 시계 근처 구시가지 광장을 돌아다녔다. 저녁이 돼서 슬슬 배가 고프고 춥기도 해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프라하는 야경이 되게 유명하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둘러보려고 했지만 일단 좀 쉬는 게 필요했다. 프라하도 해가 되게 일찍 졌다. 한 5시쯤 되면 해가 지고 캄캄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집 앞에 있는 대형마트를 잠깐 들르기로 했다. 'Albert'라는 대형마트였는데 한국의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을 저녁으로 먹으려고 했는데 물과 쌀이 없어서 그것만 사러 갔다. 유럽은 물과 탄산수를 같은 진열대에 올려놓고 팔기 때문에 뭐가 생수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그럴 때는 'STILL WATER'라고 써져 있는 물이 생수인 것을 기억해야 한다. 멋 모르고 물 하나를 샀는데 알고 보니 탄산수일 수 있기 때문에 잘 보고 사야 한다. 보통 생수는 또한 분홍색의 물병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우리도 분홍색의 곰돌이가 그려진 생수를 샀다. 혹시라도 헷갈린다면 'What is a still water?'라고 물어보면 된다. 나도 한국에 있을 때를 생각해서 마트에 가서 생각 없이 가장 싸게 파는 물을 샀다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 가서 확인해 보니 탄산수였던 적이 있었다. 이런 경우 정말 난감해서 근처에 있는 마트를 가서 물을 다시 구입한 적이 있다.
유럽의 탄산수
이건 번외로 내가 유럽의 탄산수를 먹고 느낀건데 이곳에서 파는 탄산수는 달지도 않고 그냥 물에 잔잔한 탄산이 섞여 있는 맛이라 먹었을 때 정말 깔끔하게 넘어간다. 사이다에서 단맛을 뺀 맛이라고 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탄산의 세기도 조절할 수 있어서 약한 탄산, 중강정도의 탄산, 탄산이 강한 탄산수로 나뉘어 있었다. 나는 유럽 탄산수가 정말 맘에 들고 잘 맞았던 것 같다.
밥을 해 먹으려면 쌀이 필요해서 쌀 코너에서 쌀들을보다가 아내가 작은 3분 요리 같은 박스에 든 쌀을 샀다. 봉지 채로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밥이 되는 쌀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가져온 미니 밥솥이 있기 때문에 밥솥을 이용해서 조리하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물을 끓이고 미니 밥솥을 이용해서 밥을 했다. 여행 와서 미니 밥솥을 잘 써먹는다. 돌아다니다 보면 외국은 밖에서 먹는 게 한계가 있다. 어떤 날은 집에서 라면 끓여서 김치랑 밥이랑 먹는 게 그리운 날이 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었다. 유튜브에서 드라마 '엉클'을 요약한 콘텐츠가 있었는데 그거 보면서 컵라면과 밥을 먹었다. 소소한 행복이었다. 겨울에는 역시 따뜻한 곳에서 먹으면서 영화나 유튜브를 보는 게 좋은 것 같다. 유튜브 콘텐츠가 거의 4시간 짜리였던 것 같다. 계속 보면 이대로 하루가 끝날 것 같아서 중간에 멈추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프라하까지 왔는데 계속 방에 있는 게 약간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에 나가기 싫은 몸을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
프라하 야경 명소 'Legion Bridge'
다행히도 밖은 눈이 그쳐있었고 바닥에는 얇게 눈이 쌓여 있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프라하의 야경 명소를 찾아 일단 카를교 쪽으로 향했다. 프라하는 야경이 유명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저녁 8시 30분경에 나갔었는데 위험하다는 느낌은 별로 안 들었다. 까를교 쪽은 아침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프라하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장소들이 여러 곳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Legion Bridge'에서 보는 야경이 제일 좋았었다. 도로변에 건물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나오고 멀리 보이는 까를교와 프라하성과 함께 강을 바라보는 것도 멋진 야경이었다. 눈도 그치고 밤공기도 추웠지만 조금 쉬고 나온 게 몸이 회복이 되었는지 거뜬했다.
우리는 까를교와 구시가지를 지나 화약탑으로 가는 코스로 프라하의 야경을 감상했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었고 외국의 밤거리를 둘이 걸으니 좋았던 것 같다. 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10시가 가까이 되어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우리는 에어비엔비에서 숙소를 선택할 때 여행을 오래 하기 때문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 숙소를 선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숙소에 세탁세제가 없었다. 세탁기를 사용 할 수 있는데 세제가 없더라,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숙소 앞에 작은 슈퍼를 잠깐 들렀는데 마땅한 세제가 없었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Albert를 다시 한번 가서 세제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따뜻한 집에 오니 몸이 나른해졌다. 화장실에도 바닥에 온돌 같이 열기가 있어서 따뜻했다. 매번 추운 화장실에서 샤워를 했는데 여기는 따뜻하니 샤워할 맛이 났다. 내일을 위해 오늘은 바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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