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체니 온천 출발
오늘은 우리 부부는 평소와는 다르게 새벽 6시경에 일어났다. 부다페스트 일정 중에서 가장 일찍 일어난 이유는 바로 세체니 온천에 가기 위해서 이다. 세체니 온천은 루다스 온천, 겔레르트 온천과 함께 부다페스트의 3대 온천중에 하나인 곳이었다. 우리가 부다페스트에 오면 꼭 가고 싶었곳이 온천이었는데 유명한 곳이 3개나 있으니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사진으로 봤을 때 넓고 뷰가 좋은 세체니 온천으로 정했다. 세체니 온천은 야외 온천과 실내 온천 둘 다 있으며 옛날 유럽의 온천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세체니 온천의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9시까지 이니 참고해서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일찍 일어나서 오전 7시까지 가려고 했지만 매번 그랬듯이 준비하는데 생각한 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다. 다행히 우리가 머문 숙소에서 버스를 중간에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갈 수 있는 버스가 있어서 30분 정도 시간이 걸려 7시 30분경에 세체니 온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오전 이른시간에 가게 된 이유가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첫 번째 이유로는 아침 이른 시간의 물이 깨끗하다는 것이다. 세체니 온천은 부다페스트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한번 들렀다 가는 코스 중에 하나인데 오후가 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와 물이 더러워진다는 얘기가 있어서 최대한 깨끗한 물을 누리고 싶었었다.
오전할인 가격
우리가 일찍 온천에 간 두 번째 이유로는 오전 9시 이전에 가면 조금 더 할인된 가격으로 온천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도 조기 할인이라는 것이 있는지 온천에 오전 9시 이후에 입장하면 10500 포린트인데 9시 전에 입장하면 8400 포린트로 한화 약 7800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사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깨끗한 물에 할인된 가격으로 온천에 몸을 담그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뭐 하나 나쁠 게 없었기 때문에 일찍 오시는걸 무조건 추천드린다. 다만 오전 할인은 주말에는 적용이 안되고 평일에만 적용된다. 카운터에서 표를 구매하고 옆에 입구로 입장을 하면 먼저 왼쪽과 오른쪽으로 남자, 여자 락커가 나위어 있다. 나는 오른쪽에 있는 남자락커 쪽으로 가서 짐을 풀었다.
여러 락커 중 하나의 락커를 정해서 짐을 놓으면 되었다. 그런데 나는 처음이라 시험 삼아서 하나의 락커를 열었다가 닫아보고 옆에 있는 락커로 정해서 짐을 풀려고 하는데 이미 전에 락커를 열고 닫았기 때문에 전에 락커가 나의 락커로 인식이 되어서 옮길 수 없었다. 한번 정한 락커를 계속 써야 되기 때문에 처음에 락커를 잠글 때 신중히 결정하자. 그리고 만약에 락커를 옮기고 싶으면 직원에게 말해도 되는 것 같다.
락커 키에 번호가 안 적혀 있어서 락커 번호를 잊어 버릴 수 있는데 밖에 있는 기계에 키를 대면 락커번호를 알려준다. 이것을 몰라서 핸드폰에 적어 놓으려고 하는데 옆에 현지인 아저씨가 마침 친절히 알려줘서 감사했다.
세체니 온천 준비물
준비물로 우리가 가져간 건 슬리퍼, 몸닦을 수건, 수영복이었다. 남자는 수영복으로 축구반바지 같은 바지 입은 분들이 많았고 나도 그런 바지를 입었다. 아내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위에 하나를 더 걸쳤다. 오늘 날짜가 24년 1월 29일인데 온도가 아침에는 영하~0도 사이였다. 야외 온천이 메인인데 밖은 엄청 추웠다.
가운데 수영장이 있고 양쪽으로 온천이 있다. 달팽이 관 같은 통로가 있는 온천보다는 그 반대쪽 온천이 훨씬 따뜻하고 수심이 깊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두꺼운 가운을 가져와서 물 밖에 나갈 때 두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사진을 목적으로 오신 분들은 핸드폰 방수팩을 꼭 챙겨오자. 우리는 사진은 처음에만 몇 장 찍고 핸드폰을 락커에 다시 넣어놓았다. 밖에 마땅히 핸드폰을 둘 곳이 없어서 이다. 슬리퍼도 잘못하면 없어지거나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슬리퍼 없이 이동하시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 ). 우리는 가운도 없어서 온천에서 온천을 이동할 때 추워서 엄청 뛰어다녔다.
우리는 날씨가 추워서 온천에는 연기만 가득했다. 그래서 사진을 잘 못 건졌다는.. 달팽이 관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뜨거운 온천에서 몸을 녹였다. 추운 날 야외 온천 가서 몸 녹이는 걸 해보고 싶었는데 부다페스트에서 이뤘다. 실내 온천도 들어가 봤는데 우리는 실외가 좋아서 다시 나왔다. 한 2시간 정도 지나서 10시쯤 되니 사람들이 2배 이상 많아졌다. 우리도 몸을 풀릴 만큼 불렸고 배도 고파서 이제 나와서 집에 가기로 했다.
끝나고 샤워는 숙소에서 하기로 했다. 거기가 복잡해서 샤워하기도 좀 그런 장소이다. 맥도널드 햄버거와 치킨랩을 사서 숙소에서 먹고 몸을 씻었다. 온천을 갔다 오니 몸이 엄청 나른해진다. 아내는 짐 싸고 침대에 누웠고 나는 글을 쓰고 있다. 부다페스트에 3대 온천 중 하나인 세체니 온천, 다른 온천들을 못 가봐서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처음으로 겨울에 야외 온천을 한 경험은 좋았어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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