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그레이트 마켓 홀
오늘은 부다페스트의 둘째 날이다. 다른 나라 갔을 때는 여기저기 둘러봐야 된다는 일정들 때문에 계획이 있었는데 여기는 그런 게 전혀 없다. 마지막 여행지라 그런지 무계획으로 그날그날 계획을 짠다. 사실 부다페스트 자체가 크게 볼거리가 많지 않고 이미 성과 성당과 박물관은 다른 나라에서 많이 봤기에 이곳에서 유명한 야경을 보러 해 질 녘쯤에 움직이는 게 더 괜찮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싶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뭔가를 부지런히 하면서 시간을 아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일 위주의 사람이라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 때문에 이 티스토리 블로그도 매일 하루에 하나씩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일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면서 생생한 하루의 기억, 특히 이번 여행의 기억들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지나가면 그날의 기억이 흐려지기에 마루의 마지막에 글을 쓰는 게 좋은 것 같다. 이게 계속 이어지면 너무 좋겠지만 한국에서 다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바쁘기도 하고 단조로운 일상이라서 흐트러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무튼 우리는 오늘 오전에 부다페스트의 그레이트 마켓 홀을 가기로 했다. 오전에 부다페스트 여행 관련 유튜브를 보다가 그레이트 마켓 홀이 나왔고 거기서 헝가리 부인과 결혼한 한국인 분이 굴라쉬를 먹는 게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Fakanál Étterem
방송에서는 한국인이신 남편분이 헝가리인이신 부인에게 한식을 너무 많이 먹이셨는지 오랜만에 헝가리 음식을 먹더니 헝가리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하신 부분이 나왔다. 이 장면을 보고 헝가리 음식을 한번 맛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레이트 마켓 홀에 가게 되었다. 마침 배도 고프겠다 준비를 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집에서 걸어서 약 20분 거리라서 도보로 걸어서 갔다.
오늘 날씨는 화창 했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다. 걷다 보니 그레이트 마켓 홀이 나왔다. 나는 한국의 시장통을 생각했지만 유럽의 시장은 또 다른가 보다. 시장 같지 않은 큰 건물이 그레이트 마켓 홀이었고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상인들이 갖가지 물건을 팔고 있었다. 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가면 먹을거리를 팔고 있는 시장이 나타난다. 이곳은 기념품 상품들이 많고 크게 눈에 들어오는 곳은 없었다. 우리는 2층에 'Fakanál Étterem'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방송에서 나온 곳이랑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음식점에 들어가면 앞에 쟁반이 있는데 쟁반을 가지고 배식 받듯이 앞에 있는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면 그 쟁반에 음식을 올려 주신다.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배식받았다면 마지막에 계산을 하는 형식이다. 우리는 굴라쉬와 감자튀김 오렌지 주스를 주문했다. 오전이라 자리가 많아서 편한 자리에 앉았다.
굴라쉬와 감자튀김
자리에 앉아서 계산해서 가지고 온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우리는 굴라쉬가 어떤 맛일지 기대하는 맘으로 한 수저를 떠서 먹었다. 아내는 굴라쉬를 한 입 먹고는 더는 못 먹겠다고 했다. 입덧 같은 건가 냄새와 음식에 엄청 민감해져 있어서 감자튀김과 오렌지주스만 먹었다. 배에 있는 대상포진 같은 것도 생겼는데 쓸릴 데마다 아프다고 한다. 빨리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굴라쉬는 그냥 급식에 나오는 쇠고기 조림인데 국물 많은 깍뚝썬기한 쇠고기 야채 조림이랑 맛이 비슷하다. 육개장이랑 비슷하다는 말이 많은데 그렇게 얼큰한 맛은 아니었다. 감자튀김은 일반 햄버거집 감자튀김이 아니라 정말 큰 감자를 썰어서 튀긴 건데 맛은 보통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햄버거집 감자튀김이 더 맛있었다. 그냥 먹는 것보다 케첩이랑 같이 먹어야 먹을 만 한데 케첩도 여기는 따로 결제해야 한다. 굴라쉬를 둘이 1개만 시켜서 다행이었다. 두 개 시켰으면 못 먹을 뻔했다. 역시 한국사람은 한국음식이 최고라는 것을 유럽음식점 방문할 때마다 느낀다. 여기는 그냥 굴라시가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으면 와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여기 한 곳만 먹어봐서 잘하는 집인지 못하는 집인지 알 수 없지만 거기서 거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먹고나서 그레이트 마켓 홀을 한 바퀴 돌았다. 마땅히 살 건 보이지 않아서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다. 바람이 엄청 많이 부는 날이었다.
'일상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혼부부 부다페스트 여행(4) - 부다성, 한인선교교회, 겔라트 힐 야경명소 'Citadel Lookout' (1) | 2024.01.29 |
---|---|
신혼부부 부다페스트 여행(3) - Krumplis Lángos 누텔라 랑고스(Langos), 야경 명소 어부의 요새 (2) | 2024.01.29 |
신혼부부 부다페스트 여행(1) - 에어비앤비 숙소, 트립닷컴 동방항공 일방적 항공편 취소, 세체니 다리 (1) | 2024.01.28 |
신혼부부 프라하여행(1) - 새벽 오를리공항 볼트 택시 이용, Vueling airlines 타고 프라하 도착 (1) | 2024.01.27 |
신혼부부 파리여행(6) - 몽쥬약국, 루브르 박물관, 콩시에르주리 감옥 (2) | 2024.01.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