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Krumplis Lángos
아침부터 일찍 나와서 그레이트 마켓 홀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나와서 바람을 뚫고 우리가 간 곳은 랑고스(Langos)라고 하는 헝가리 길거리 간식을 먹으러 갔다. 우리나라의 호떡과 비슷한 반죽에 토핑을 올려 먹는 음식인데 헝가리에 오면 꼭 먹어보라는 소리들이 많았다. 랑고스를 파는 곳들은 시내에 꽤 있었는데 보통 실내에서 먹지 못하고 테이크아웃을 해서 가지고 가는 곳들도 많았다. 우리는 조금 여유롭게 따뜻한 공간에서 디저트를 먹고 싶었기에 찾아보다가 근처에 'Krumplis Lángos'라는 음식점으로 갔다.
가게에 들어서니 흥이 많은 직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랑고스의 맛이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우리는 이미 밥을 먹고 온 상태라서 피자토핑 같은 맛은 제외하고 달콤한 디저트 같은 맛의 랑고스가 먹고 싶었다. 메뉴 중에서 달달한 맛은 누텔라를 발라서 나오는 맛과 크렌베리 크림이 올려진 거 2가지 맛 밖에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노멀 하게 우리가 아는 맛인 누텔라 토핑을 선택했다. 하나에 가격은 2200 포린트로 한화 약 8,300원 정도 되었다. 한국에 있는 카페에서 케이크 2개 정도 시킨 가격과 같았다. 매장 안은 따뜻했고 먹을 수 있게 좌석들이 좁지 않게 있어서 좋았다. 심지어 계단을 올라가서 위층에서 먹을 수도 있었기에 우리는 2층에 앉아서 자리를 잡았다.
누텔라 랑고스
점심시간이어서 사람들이 식사를 하러 갔는지 모르겠지만 가게 안이 바글바글 하지 않아서 좋았다. 2층에 앉아서 좋았던 것은 위에서 랑고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우선 주문이 들어오면 밀가루 반죽을 쭉쭉 늘려서 끓고 있는 기름에 치킨 넣듯이 반죽을 넣었다. 반죽은 가라앉지 않고 떠 있는데 그렇게 한 번씩 뒤집고 나면 밀가루 반죽이 호떡이 튀겨지는 것처럼 노릿하게 변한다. 그리고 그 반죽을 건져내어 그 위에 누텔라와 크림을 얹으면 랑고스의 완성이다.
겉보기에는 너무 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먹어보니 정말 맛있었다. 나는 단 음식과 디저트를 별로 안 좋아한다. 특히 유럽의 초코는 한국과 다르게 너무 달기만 해서 맛이 없다. 그래서 몇 번 먹고 기피했는데 이건 다르다. 한국인 입맛, 특히 단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내 입맛에도 너무 잘 맞았다. 그래서 순식간에 둘이서 하나를 해치웠다. 사실 인당 1개씩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었고 2인당 1개가 딱 적당했다. 내일도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먹고 싶은 맛이었다.
랑고스를 다 먹고 점심시간에 우리는 집으로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낮에 돌아다녀도 크게 가고 싶은 곳도 없었을뿐더러 야경이 유명하기에 우리는 쉬다가 4시 30분쯤에 나오기로 했다. 무엇보다 아내의 몸상태가 별로 안 좋았기에 휴식을 좀 취해야 했다. 속도 별로 안 좋고 엄청 피곤해했다.
집에서 아내는 낮잠을 자고 나는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블로그에 글도 좀 적어놓고 하며 시간을 보냈다. 커피머신이 있어서 아메리카노 한잔하고 작업하기에는 딱 좋은 공간과 오후였다.
부다페스트 야경 명소 어부의 요새
숙소에서 피로를 풀고 쉬다가 오후 4시경에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여기 헝가리뿐만 아니라 동유럽 쪽은 해가 엄청 빨리 진다. 저녁 5시만 되어도 해가 벌써 저물어 어둑어둑해진다. 우리는 어부의 요새까지 걸어갔다. 한 40분 정도 거리였는데 좀 쉬어서 그런지 에너지가 있었다. 부다페스트의 거리를 보고 얘기하면서 걸으니 어느새 어부의 요새에 도착했다. 그때가 한 5시 10분쯤이었는데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진 상태였다.
이미 해가 진 밤에도 어부의 요새에서 보는 풍경은 멋있었지만 만약 해 질 녘 노을을 어부의 요새에서 보고 싶다면 24년 1월 말 기준으로 4시 50분쯤에는 미리 와 있어야 될 것 같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있어서 사진 찍기도 약간 힘든 상태였지만 몇 장을 건졌다. 엄청 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이런데 여름에는 더 할 것 같다. 한 20분 정도 위에서 머물다가 너무 추워서 우리는 밑으로 내려와 국회의사당이 정면으로 보이는 포토스폿에서 사진을 한 장 더 남기고 근처 한인마트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한인마트에서 사 온 육개장을 끓였고 집 근처에 BB chicken이라는 중국인이 하는 치킨집에서 치킨 작은 걸 하나 시켜서 같이 먹었다. 치킨은 조금 부족한 맛이었지만 해외라는 걸 생각하면 그럭저럭 괜찮았다. 역시 따뜻한 집에서 아내랑 유튜브 보면서 저녁 먹는 게 제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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