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산과 육아일기

촉진제 투여 후 자궁이 열리는 과정과 하늘보고 있는 아이 제왕절개 출산

by 제치210 2024. 9. 27.
반응형

촉진제 투여 후 진통

 9시에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입원한 후 촉진제를 계속 투여했습니다. 13시 30분경 촉진제를 점점 올려 4단계로 투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14시 30분이 지나고 아내의 통증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내심 자궁이 3cm 이상이 열렸나 했지만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내진을 해본 결과 2.5cm가량이 열렸다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자궁이 열리는 게 너무 느리고 아내는 통증이 점점 심해져 못 견뎌하는 걸 보면서 출산이 이래서 힘든 거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곁에서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고 저 통증을 내가 대신 겪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의 통증이 심해지고 무통주사를 맞아야겠다고 말하는 것을 내가 더 참아보자고는 말할 수 없었고 아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최대한 버티기 위해 무통주사대신 진통제를 한 방 맞았습니다. 효과가 약간은 있었지만 몇 분 뒤 다시 통증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자궁 열리는 속도가 이렇게 느리다면 앞으로 몇 시간을 더 진통을 겪어야 하는데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15시 30분경 아내가 극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여 무통 주사를 투여할 뻔했으나 아직 3cm밖에 열리지 않았다는 소리를 듣고 조금 더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다른 곳보다는 허리에 통증을 많이 느꼈었는데 누가 허리를 부시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하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자궁이 열리는 과정

자궁이 열리다

 

 시간이 흘러 16시 30분경, 시간이 오늘따라 왜 이리 느리게 하는 듯하면서 빠르게 흐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내의 통증이 더욱 심해져서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와서 내진을 다시 실시했습니다. 1시간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한 4cm 정도 열렸으려나 생각을 했으나  간호사 선생님이 자궁이 8cm가 열렸다고 슬슬 준비를 해야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 초반에 열릴 때는 느렸으나 어느 정도 벌어지면 가속도가 붙어서 열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거구나라는 걸 깨달으면서 우리도 이제 곧 아이를 볼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은 저한테 캥거루 케어를 하실 거냐고 묻고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옷을 갈아입고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을 촬영하기 위해 아내만 보이게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고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이제 간호사 선생님과 같이 호흡을 맞춰서 힘주는 연습이 시작됐습니다. 초반에는 이런 식으로 가면 아이를 수술 없이 출산할 수 있을 거라는 말에 기쁜 마음을 가지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1시간, 2시간이 지나갔는데도 힘주기만 계속되었습니다. 곧 나올 것 같은데 나는 이미 캥거루케어 옷까지 입었는데.. 아이의 울음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았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과 힘주고 좌, 우로 몸을 돌려 나와 같이 힘주는 연습이 계속되었습니다.
 

하늘보고 있는 아이 제왕절개를 결정하다

 계속되는 호흡과 힘주기를 하고 있던 중에 의사 선생님이 간호사 선생님과 같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초음파를 아내배에 해보더니 아이가 하늘을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하늘 보고 있는게 뭔지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선생님이 설명해 주시기를 아이가 이미 하늘 보고 있는 상태로 자궁 안에 껴있어서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되면 아이가 위험할 수 있다고 제왕절개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페이퍼를 가지고 와서 제왕절개 수술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면서 수술과정과 이에 따른 부작용, 마취를 어떻게 할 것이고 마취를 함에 있어서 나오는 부작용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에 통증을 경감시키기 페인부스터를 쓸 것인지, 수술할 때 유착 방지제를 바를 것인지 물어보며 이 것들을 비급여 치료라고 같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런 설명들을 들으면서 귀에 들어오는 게 하나 없이 멍하니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자연분만만을 생각하고 와서 당연히 자연적으로 출산할 줄 알았는데 수술이라니. 계속 두면 아이와 산모도 위험해진다고? 조금 더 해보면 안 되나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남편이 강력히 원하면 30분을 더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은 해주었으나 아내는 이미 수술을 결정한 표정이었습니다.

 저는 아내의 의사를 존중해서 제왕절개수술을 진행하는데 서명을 하고 수술에 들어간 지 20분인 6시 38분,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