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신생아실 면회
오늘 점심부터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늘 소변줄을 제거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아내가 조금씩 걸음마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혹시 넘어질까 봐 옆에서 천천히 병실 복도를 걸어주었습니다. 다행히 추석연휴기간이라서 회사에 출근을 안 하고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다니는 회사 특성상 미리 예약된 클라이언트들이 있어 급작스럽게 취소하기가 애매한 상황이었는데 연휴에 출산을 해서 맘 편히 쉴 수 있었습니다. 출산 후에 이래저래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지만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따사로운 햇볕이 쬐는 오후에 병실을 여유롭게 걷는 시간이 감사하기만 했습니다. 일상에 바쁨에 매여있다가 한가롭게 얘기하면서 걷는 거 자체가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내가 걷는 김에 주호도 보러 가고 싶다고 해서 5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원래는 어지러울 수도 있어서 휠체어 타고 먼저 가보라고 했는데 다행히 걸어서 바로 갈 수 있었습니다.
아기 면회실에서 주호를 처음 본 아내는 신기해하며 감격스러운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38주 동안 같이 있던 생명체를 직접 눈으로 보니 더 그런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한 5분에서 10분가량 주호를 보고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병실로 올라왔습니다. 처음으로 걸어서 병원 안 산책하기는 성공했습니다. 한번 걸어서 자신감이 생겨서 일까요, 아내는 혼자서 화장실을 가는 미션도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움직일 수 있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출산 후 둘째 날 밤
저는 친가가 자전거 타고 10분 거리에 있어서 혼자 저녁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부모님께서 명절 때 저희 줄라고 차려놓았던 음식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내와 같이 어제 왔어야 했는데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집에 있으니 혼자 와서 그 많은 음식을 양껏 먹었습니다. 부모님도 손주가 태어나서 표정이 밝으셨습니다. 손주가 생기는 게 또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이 분들에게는 엄청난 기쁨인 거 같습니다. 아내는 괜찮은지 물어보시고 주호 동영상 좀 매일 찍어서 올리라고 말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손주가 계속 보고 싶으신 거 같았습니다. 또 출산하고 나서 젖몸살이 심해지지 않게 풀어주거나 모유를 먹여야 한다는 팁을 전수받고 다시 아내의 저녁을 먹여주러 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도 이제는 혼자서 밥 정도는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어서 남은 식판만 치워줬습니다. 어젯밤에 잠을 별로 못 자기도 했고 다음날에 출근이어서 오늘 밤은 집에서 자고 내일 아내 아침 먹을 때 다시 오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아내의 심박수도 정상수치로 돌아왔고, 혼자서 힘들지만 화장실도 갈 수 있는 상태라서 조금은 안심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출산준비를 급하게 하고 나온 집을 정리하고 빨래를 하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눕기만 해도 편안한 느낌, 역시 잠은 집에서 자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한 후에 기절해 버렸습니다.
병원 퇴원날짜 정하기
다음날 일어나 아내 병원에 들러서 아침먹는 걸 도와주고 필요한 물품들을 챙겨주고 저는 회사로 출근했습니다. 정말로 다행인 것은 회사랑 병원이랑 가까이 있어서 점심시간에 와서 아내 식사를 챙겨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 길에 병원이 있어서 아침에는 아내에게 잠깐 들렸다가 출근하고 점심시간에 잠깐 들려서 먹고 싶은 것 사주고 식판 치워주는 식으로 남은 병원 생활을 보낼 것 같습니다. 회사 점심시간이 1시간, 넉넉하면 2시간까지이기 때문인 것도 한몫했습니다.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아이 사진을 보여주니 제 얼굴이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눈을 아직 안 떠었는데요 그게 보이나 보다 하고 생각하고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짜를 정해야 했습니다. 저희는 화요일 입원해서 제왕절개 수술을 했기 때문에 퇴원을 토요일 아니면 주일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생각을 하다가 주일날 퇴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토요일 퇴원을 하면 바로 조리원에 가서 2주를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조리원 퇴원하는 요일이 금요일이 되어버립니다. 평일에 출근하는 직장인으로써 연차를 하나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주일날 출근하면 토요일날 퇴원을 하게 되어서 연차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주일로 결정을 했습니다. 직장인 분들은 퇴원하고 조리원에 바로 가시는 경우라면 이런 날짜 계산을 조금 하셔야 연차사용을 지혜롭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산과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서 미즈메디병원 퇴원시 준비물과 출산 비용 할인 카드 (7) | 2024.10.03 |
---|---|
출산 후 첫 수유 시도와 젖몸살, 병원에서 마지막 밤 (0) | 2024.10.02 |
수술 후 정상 심박수로 돌아온 아내의 첫 식사 후 걷기 (1) | 2024.09.30 |
제왕절개 후 심박수 증가와 3인실 병실, 아기 첫 면회 (1) | 2024.09.29 |
미즈메디병원 제왕절개 출산 후 회복실에서 병실로 이동 (0) | 2024.09.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