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리베 산후조리원
강서 리베 산후조리원에서 첫날을 아내와 계속 같이 붙어서 지냈습니다. 저희는 결혼할 때 텔레비전을 사지 않기로 합의를 봐서 집에 텔레비전 없이 지냈는데 오랜만에 텔레비전이 있는 방에 있으니 나중에 같이 영화 한 편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밖에 커피머신이 있어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잔 뽑아서 바깥에 좋은 날씨를 보면서 마셨습니다. 좋아하는 책도 하나 들고 가서 읽었는데 여유로운 주말 느낌이 나서 좋았습니다. 점심에는 입소 첫날이기에 보호자 식을 맛보라고 무료로 주셨는데 보호자식을 따로 신청하시려고 하면 15,000원의 추가비용을 내시면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집이 자전거 타고 5분 거리였고, 부모님 댁도 10분 안쪽으로 도착할 수 있었기에 따로 보호자식을 신청하지 않고 집에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아내는 저녁식사도 조리원에서 입맛에 맞았는지 잘 먹었고 저녁 이후에 간식으로 나오는 죽도 잘 먹었습니다. 혈압을 재고 치료를 하고 여럿이서 쓰는 병실에서 복잡하게 지내다가 이렇게 여유로운 곳에 오니 우리의 마음도 많이 편해졌습니다. 아내와 얘기를 나누면서 오늘 처음 아이를 안아보고 또 아내와 아이를 태우고 조리원에 데려다주는 시간들을 통해서 가족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와닿았습니다. 책임감과 무게가 더 주어지면서 동시에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기쁨과 행복이 같이 느껴졌습니다. 주호가 우리에게 와줘서 가족이라는 단어가 더 깊이 와닿았습니다.
매일 가슴마사지
다음날에 출근을 하기 때문에 조리원에서의 첫날은 저는 집으로 가서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아내의 조리원에 하루는 생각보다 여유롭지는 않았습니다. 시간 대 마다 나오는 밥을 먹어야 했고 매일매일 정해진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필라테스도 있었고 모유수유하는 교육도 있었습니다. 그 교육들을 듣는 시간 외에는 중간중간 가슴마사지를 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가슴마사지를 받고 나니 모유가 더 잘 도는 것 같다고 아내가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더 잘 도는 모유를 유축기를 이용해서 유축하고 중간중간에 7층에 가져다가 주었습니다. 또한 7층에는 신생아 실이 있어서 우리 주호가 밤에는 그 안에서 돌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유축한 모유를 얼려서 보관해 주셨습니다. 출산하기 전에는 가슴에서 모유가 전혀 나오지 않았는데 출산한 후에 가슴에 모유가 돈다는 게 아내도 신기해하고 저도 신기해했습니다. 우리 몸은 정말 신비롭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유축은 거의 3시간에 한 번씩 했는데 밤이라고 예외는 없었습니다. 모유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 아내는 첫날은 밤 12시에 일어나서 유축하고 자고 새벽 4시경에 다시 일어나서 유축을 했습니다. 모유의 양이 늘어야 주호가 엄마 젖을 잘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케줄이 이렇게 있다 보니 아내가 여기서도 할게 많다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맘라떼모아
유축을 낮에 하는 건 이해가 가는데 밤에 일어나서 해야 한다는 게 굉장히 큰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두 번서는 듯한 압박감이 저에게도 있었는데 아내도 더했을 것 같습니다. 둘째 날과 셋째 날정도까지는 아내는 일어나서 새벽에 유축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피로가 쌓이고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다 보니 밤이나 새벽에 일어나지 못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크게 문제 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리원에 원장님인가 실장님이 '맘라떼모아'라는 제품을 말해주셔서 제가 당근 중고거래로 30포를 사 왔습니다. '맘라떼모아'는 유럽에서 산모들이 유축량을 늘리기 위해서 예전부터 마셨던 제품이라고 써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일단은 하루에 2포씩 아침 점심으로 아내가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이게 이 제품 때문인지 아니면 가슴마사지를 잘 받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내가 유축을 잘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첫째, 둘째 날 10-20ml였던 유축량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서 50ml까지 늘어났었습니다. 아내도 유축량이 늘어서 좋아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느 하나의 영향이 아니라 조리원에서의 케어와 식사와 제품과 아내의 성실성과 시간이 지나감이라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보여서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보 엄마, 아빠에게는 조리원에서 배워가는 게 많은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출산과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쁜 산후조리원 스케쥴과 모자동실시간에 기저귀 갈기 (0) | 2024.10.08 |
---|---|
쉬는 날 산후조리원에서 아기 이름 정하고 온라인 출생신고하기 (2) | 2024.10.07 |
병원 퇴원 시 아기 인계와 강서 리베 산후조리원에서의 첫 날 (2) | 2024.10.04 |
강서 미즈메디병원 퇴원시 준비물과 출산 비용 할인 카드 (7) | 2024.10.03 |
출산 후 첫 수유 시도와 젖몸살, 병원에서 마지막 밤 (0) | 2024.10.02 |
댓글